Took, Our Twenty(15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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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무살 툭(TOOK) 후기
나를 오래 봐왔거나, 아니면 내가 이런저런 일을 벌이는 와중에 새롭게 만난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. 허나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, 내 지인의 반을 넘게 차지할, ‘쟤가 갑자기 저런 걸 왜 하나’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들을 위한 설명으로 후기를 시작해보려 한다.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감정이었다. 감정적인 결정이나 충동을 경계하려 노력하지만,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무모할 만치 감정적이었다. 스무 살을 허비하고 있다는 죄책감. 빠르게 흘러가 나와 지구를 지치고 병들게 할 시간에 대한 두려움. 이런저런 감정에 압도되어 잠들지 못하던 밤에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. 그 작은 생각 하나가 떠오르기 전까지의, 스물의 이른 시기에 있던 나는 이 나이에 뭐라도 남겨 놓..
2021.12.31 -
준희의 스무 살 겨울
인터뷰이: 박준희 인터뷰어: 김승원 촬영 및 편집: 김승원 지금에 대해 Q. 오늘 사진을 찍을 강일고등학교와 강일동을 소개해줘. 나는 강일초, 강동중, 강일고를 나왔잖아. 그래서 세 등굣길이 다 비슷해. 그래서 12년이지, 12년 동안... 아, 근데 이렇게 적고 있으니까 한번에 말을 잘 해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. (웃음) 아무튼 교실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, 친구들이랑 놀 때도 많이 찍고 그랬는데 정작 가장 많이 다녔던 등굣길에서는 찍은 사진이 없는 거야. 그래서 한번 찍어보고 싶었어. 그래서 난 스무 살을 담는다기 보다는 지금 스무 살이 기억하는 내 학창 시절을 담고 싶었어. 또, 현실적으로 내가 강원도에서 많이 있었다고 강원도에서 찍자고 할 순 없잖아. (웃음) 그래서, 그런 생각을 했어. Q...
2021.12.29 -
현석이의 스무 살 겨울
인터뷰이: 황현석 인터뷰어: 김승원 촬영 및 편집: 김승원 지금에 대해 Q. 오늘 사진을 찍을 장소, 미사 호수 공원에 대한 네 얘기를 나눠줘. 내가 여기로 이사를 온 게 중1, 2학년부터 쭉 여기서 살았어. 중학교 때는 솔직히 학교 생활이 힘들었어. 초등학교 친구 한 명도 없이 올라오는 바람에. 그때는 지금보다 더 소심했거든. 혼자 노래방도 안 갔고. 그래서 스트레스를 풀려해도 뭘 사 먹으러 갈 능력도 없고, 돈도 없고, 성격도 안 되고 하니까 여길 자주 걸었어. 집 근처이고, 물이 있어서 밤에 걸으면 되게 시원했고. 물론 지금은 너무 춥지만, 얼어 죽지만 밤공기 맡으면서 걸으면 좀 풀렸지. 이걸 고3 때까지도 했던 거 같아. 내가 이제 1월에 군대를 가고, 또 7월엔 이사를 가. 이젠 더 이상 여기를..
2021.12.29 -
세연이의 스무 살 겨울
인터뷰이: 김세연 인터뷰어: 김승원 촬영 및 편집: 김승원 지금에 대해 Q. 오늘 천호 공원에서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, 그 장소에 대한 네 얘기를 나눠줘. 여기서(천호동) 내가 태어났거든? 태어나고 지금까지 완전 여기서 살았어. 내가 이모가 많거든? 4명 정도 계셔. 애기 때, 내가 안 자면 엄마, 할머니, 이모들께서 돌아가시면서 한바퀴씩 나를 데리고, 내가 잘 때까지 공원을 계속 도셨대 (웃음). 또, 5살 때 쯤에 여기에 회전목마가 생겼어. 어떤 아저씨가 트럭에 회전목마랑 방방이를 가져오셔서 맨날 타고 놀았어. 그리고, 공원에서 아빠가 자전거 타는 법 가르쳐주셨어. 좀 더 커서는 혼자 생각 정리할 때 밤에 걸었고. 그런 데야. Q. 지금 이 순간을 묘사해줘. 그냥 따뜻한 카페 분위기? 밝은 날씨를 원..
2021.12.28